日 수출규제 1년 반…자신감 붙은 산업부 "변화 바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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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05(금) 10:27
경제
日 수출규제 1년 반…자신감 붙은 산업부 "변화 바람 분다"

'소부장 현장 보고서'…규제 품목 수급 안정적
'對일본 100대 품목' 재고 수준 2배 이상 확충
'對세계 338+α 품목' 기술 개발·M&A 등 추진
센서텍·천보 등 R&D 시제품 개발…올해 양산
삼성전자 등 수요기업 양산 평가로 사업화 달성
  • 입력 : 2021. 01.25(월) 09:02

지난 2019년 7월4일 일본 정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생산에 필수적인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우리나라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당시 품목 수는 적었지만 급소를 제대로 찔렸다는 분석이 많았다. 반도체 생산에 꼭 필요한 소재인 데다가 수입 의존도도 높았던 탓이다.
이에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 '소부장 2.0 전략' 등 대책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내실 다지기에 나섰고, 허를 찔린 기업들도 이에 적극 동참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1년 반가량 지난 지금, 정부는 이런 노력에 대한 성과가 서서히 나오고 있다고 말한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소재·부품·장비 산업 생태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중간 평가를 내놨다.
24일 산업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소부장 기업 현장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기업 현장의 연대·협력 분위기를 살피고 정책 이행 성과를 짚고 넘어가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 이를 기반으로 소재·부품·장비 정책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먼저 산업부는 "불화수소,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불화폴리이미드 등 수출 규제 3대 품목의 수급 여건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불산액의 경우 국내 화학 소재 전문업체인 솔브레인이 12N급 고순도 불산액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 규모를 2배가량 확대했다. SK머티리얼즈는 5N급 불화수소가스 양산에 성공했다.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유럽산 제품을 중심으로 수입 다변화에 나섰다. 글로벌 기업인 듀폰으로부터 국내 투자를 유치해낸 것도 주요 성과 가운데 하나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불화폴리이미드 양산 설비를 구축한 이후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SKC는 자체 기술 확보 이후 생산 투입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일부 수요 기업은 휴대폰에 대체 소재인 초박막강화유리(UTG)를 채택하기도 했다.
정부는 3개 품목 이외에도 대(對)일본 100대 품목을 지정해 품목별로 평균적인 재고 수준을 기존 대비 2배 이상으로 확충했다.
주요 성과에는 효성의 탄소섬유 생산 설비 증설, SKC의 블랭크 마스크 공장 신설, SK실트론의 듀폰 실리콘 웨이퍼 사업부 인수, KCC의 미국 실리콘 소재 기업 MPM 인수 등이 꼽힌다.
이외에 23개 기업이 국내에 새롭게 생산 시설을 구축한 것으로 집계됐다.
나아가 대(對)세계 338+α 품목에 대한 기술 개발, 해외 인수합병(M&A), 투자 유치 등도 계속해서 추진되고 있다.
정부 지원에 기반을 둔 소재·부품 기술 개발 성과도 나오고 있다.
2019년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지원이 이뤄진 25개 품목 가운데 23개 품목의 시제품이 개발됐고 434건의 특허 출원이 이뤄졌다.
또한 2019년 추경과 2020년 예산을 합쳐 약 2조원을 투입해 100대 품목에 대한 기술 개발을 추진했고, 현재까지 총 85개 품목에 대한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품목 연구개발(R&D)은 수요·공급 기업이 함께 참여하고 과제 특성에 따른 다양한 지원 방식을 도입해 성공 가능성을 높여 가고 있다.
해당 사례는 센서텍의 자동차 센서 소재, 지엘켐의 이차전지 바인더, 천보의 이차전지 전해액 첨가제, 유진테크의 반도체 CVD 장비 개발 등이다.
수요 기업이 양산 라인을 개방해 기술 개발 제품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양산 라인 개방에 참여한 수요 기업은 74곳으로 전년 대비 6배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대기업은 25곳이다. 실제로 양산성능평가를 통해 113개 공급 기업이 수요 기업으로부터 성능 인증을 획득했다.
주요 사례를 보면 한솔케미칼(공급 기업)은 삼성전자(수요 기업)로부터 반도체 박막 형성을 위한 공정에서 활용되는 TDMAS 소재의 성능 인증을 획득해 최종 사업화에 성공했다. 이 소재는 그간 주로 수입에 의존해왔으며 수입 규모는 연간 8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올해 초 핵심 전략 기술에 특화된 으뜸기업 22개사를 선정한 바 있다. 해당 기업을 위해 과제당 연 50억원 규모의 전용 R&D 프로그램이 신설되며, 공공연구원의 사업화 지원도 강화된다.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8626억원 규모의 펀드도 조성했다.
이를 활용해 율곡(371억원, 항공기용 부품 제조), 에스엠랩(100억원, 이차전지 양극재 개발·생산), 나우시스템즈(126억원, 금속 검출 장비 개발·생산), 비엠씨(2400억원, 전기차용 모터) 등 4개사의 소재·부품·장비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진행됐다.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소재·부품·장비 유턴기업은 18곳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기간 외국인 직접 투자는 38억1000억 달러로 반도체·전기차 등 첨단 산업 분야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소재·부품·장비 정책 컨트롤타워는 '소부장 경쟁력 위원회'에서 맡고 있다. '소재부품장비 특별법'을 20년 만에 전면 개정해 법·제도적 기반을 만들었고, 소부장 특별회계도 신설해 올해에만 2조5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운영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반복되는 공급망 충격 속에서도 지난 1년6개월 간 국민과 기업의 노력으로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며 "우리가 소재·부품·장비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적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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