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이 사상 처음으로 '최후항쟁지'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리는 가운데 예년과 달리 식순이 일부 조정돼 5·18 피해자·유가족이 전면에 나서는 참여형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국가보훈처·오월단체에 따르면, 정부가 주관하는 5·18 40주년 기념식이 오는 18일 오전 10시부터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열린다.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1997년 이후 공식 기념식은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치러져 왔으나, 40주년의 역사적 의의를 고려하고자 기념식 장소가 변경됐다.

식순은 기존 기념식(경과 보고·기념 공연·기념사·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과 대체로 비슷하나, 5·18 최후의 항쟁지의 의미를 살려 5·18 피해자와 유가족이 중심이 되는 행사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광주지방보훈청장·오월단체장이 진행했던 경과 보고는 5·18 항쟁정신 계승을 다짐하는 의미를 담아 5·18 항쟁 피해자의 가족인 남·녀 대학생 2명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기념 공연 때는 계엄군의 무력 진압으로 숨진 피해자의 유가족이 편지형태로 사연을 전하는 동영상이 상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념식에서는 예년과 다르게 1분 가량의 묵념사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묵념사는 오월단체장이 5·18 항쟁 당시 부당한 국가폭력에 희생된 시민들의 넋을 위로하고 기리는 내용을 담아 낭독한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기념식 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념식은 참석 인원이 400여 명(5·18 3단체 각 70명씩만 참석 등)으로 대폭 축소되고, '생활 속 거리두기' 방역지침 준수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5·18기념식에는 5000여 명 이상이 참석해왔다.

한편, 옛 전남도청은 5·18 항쟁 당시 계엄군의 폭압에 항거한 시민군이 상황실 등을 운영했던 항쟁 근거지이자, 5월27일 최후 진압 당시 마지막까지 항쟁한 사적지다.

기념식이 거행될 5·18민주광장은 옛 전남도청 앞에 위치해 있다. 5·18 계엄군의 헬기 사격 흔적이 선명히 남아 있는 '광주 1번지' 전일빌딩과 항쟁의 주요무대인 금남로와 인접해 오월 광주 정신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담고 있다.